며칠 전 우리나라 전역에 폭설이 내렸다. 남부지방은 지역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었지만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는 수도권의 피해는 매우 컸음을 알 수 있었다. 지하철 열차 문이 열리지 않아서 출퇴근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비롯해 빙판길 교통사고, 농가 피해 등등 양상은 매우 다양했다.
눈사람을 만든다든가 눈 쌓인 골목 끝자락 슈퍼에서 김 오르는 호빵을 사들고 나오는 풍경을 그려보기엔 현실적인 문제들이 크게 뒤따른 폭설이었다. 내일부터 다시 전국의 날씨가 급강하하면서 눈이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를 들으니 걱정이 앞선다. 손이 못 미친 간선도로나 골목길에는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채 일 텐데, 낮은 온도에서 많은 양의 눈이 내리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은 불 보듯이 뻔하다.
폭설 또한 재난이라 누구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또한 적극적인 자세로 응하면 풀지 못할 숙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속도로나 국도는 행정기관에 맡겨야겠지만 집 앞과 자신이 속해있는 골목길 등의 눈은 누구의 손을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치워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소방방재청에서는 내 집, 내 점포 눈 치우기 활성화를 위해 자연재해 대책법 벌칙 조항을 개정, 지방자치단체 조례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규정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자기 집 앞의 눈을 치우지 않으면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 과태료 100만원 설에 대해 세간에서는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가 설왕설래한다. 이러한 것도 대책이라고 내놓느냐며 행정기관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있는가하면, 이 규정이 신설되면 많은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쪽이 있다. 아무튼 벌금을 물리는 것과는 상관없이 내 집 앞 눈은 내가 치워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나의 작은 노력이 얼마나 큰 빛이 될 것인가를 은백의 눈 위에 서서 되짚어 보았으면 한다. /소함(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