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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박수소리인 양 경쾌한 까치소리 새해아침을 날아다닌다. 동악에 떠오른 해를 맞으며 어떤 이는 가족의 건강을, 또 누군가는 한 해의 평탄한 직장생활 등등을 염원했을 것이다.
경인년을 끌고 갈 첫날의 태양은 유난히 추운 날씨만큼이나 선명하도록 붉고 강렬했다. 눈부시게 솟아오르는 해를 가슴에 받아 담으며 사랑하는 이들의 이름을 차례로 불렀다. 올해 걸어야 할 길들과 소망하는 일이 부신 그 빛만큼이나 확연하게 떠오르고,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온 몸을 떨게 했다.
창문이 닫힌 아파트 베란다에도 분명 해는 뜬다. 방안에 앉아 TV 화면 속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볼 수 있고, 새벽을 달려가 찍은 어느 기자의 노고로 인해 바다를 가르며 솟는 장엄한 해맞이가 어디서나 가능한 시대다.
처음이라는 것, 첫날이라는 것은 참으로 신성한 의미를 던져준다. 희망, 기쁨, 행운 등의 단어가 미소를 띠며 올라앉고 지나가는 낯선 사람에게도 손을 흔들어 인사를 나누고 싶어진다. 포항 호미곶 광장에서는 수십만 명이 갖가지 공연과 함께 해맞이 행사를 했고 호주의 시드니나 런던 템즈강 강변에서는 현란한 불꽃놀이로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고 한다.
이처럼 세계의 모든 인류는 한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는 시점에서 어느 곳을 불문하고 축제의 분위기로 술렁인다. 추운 날씨에도 수많은 이들이 몇 시간씩 산을 오르거나 정체를 거듭하는 동해안을 찾아 첫 해를 맞는다. 여건이 되지 않은 이들은 가족끼리 TV를 켜둔 채 다가오는 희망을 나누었으리라.
모든 일은 자신감에서 비롯된다. 빛을 뿜으며 우리에게 다가온 경인년의 태양을 마음에 심은 사람이라면 어떤 어려움이 닥쳐와도 그것을 이겨낼 힘이 비축된 것이다. 같은 현상이라도 보는 시각에 따라 내용은 달라진다. 해맞이 역시 되풀이되는 신년 행사가 아니라 한 해를 움직일 에너지를 충전하는 의미가 되었으면 한다.
/소함(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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