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구미상공회의소 이동수 회장
올해의 녹음은 유난히 짙푸르다. 봄철 내내 가뭄이 심했고 고요한 산하 안팎에는 충격을 더하는 일들이 일어났으나 꽃 진 자리 마다엔 푸른 잎이 돋아났다. 웅덩이 안에 슬며시 물이 고이듯 세상의 빈자리를 향해 분명히 누군가는 돌아오고 있다는 느낌.
흰 옷자락 적실 듯한 녹음 속을 달리다보면 일상의 혼돈은 사라지고 넉넉한 사람들 속 길을 떠올리게 된다. 물 잡힌 못자리에 가지런한 벼 포기며 주인을 기다리는 잘 익은 보리밭 지나서 볕이 보석처럼 굴러다니는 구미로 향하는 길. 낯빛 환한 태양처럼 세상에 온 마음을 내어주고 있는 구미상공회의소 이동수 회장이 그곳에 있다.
우리나라 내륙 최대의 국가산업단지, 구미 경제의 중심인 구미상공회의소를 찾았다. 2006년 7월 1일 제 10대 구미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한 이래 열정과 신념으로 당면한 현안들을 물러나는 법 없이 처리해오고 있다는 이동수 회장. 구미 지역민들과 함께 그 어렵다던 KTX 노선 구미 경유를 마무리 한 일, 연 12주 상공인들을 위한 저명인사 초청 특강(예를 들면 정운찬 서울대학교총장, 이해인 시인 등등), 올해 초 세계적인 경제위기 시에는 구미시와의 협의를 통해 상공회의소 모든 회원사가 동참한 ‘위 투게더 운동’을 펼쳐 위기를 슬기롭게 대처하기도 했다.
많은 직원들이 분주하게 오가는 구미상공회소는 최첨단도시답게 활기가 넘쳤다. 1981년에 설립돼 550개의 회원사가 가입해 있는 거대한 규모. 이곳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기업경영에 따르는 다양한 동향 조사, 상공진흥사업, 홍보·출판 및 구미경제연구센터 운영, 국제협력 및 무역관련 증명발급, 전자상거래지원센터 운영 및 회원사 정보화 서비스, 기업혁신운동, 회원봉사사업, 사무관리분야 국가기술자격 검정사업, 경북구미지식재산센터 운영, 각종 협의회 운영 등이며 어느 하나도 이 회장의 마음이 머물지 않는 곳이 없다고 한다.
이동수회장은 상공회원 만장일치로 회장에 추대될 만큼 인정받는 경영인이며 상하를 막론하고 그 인품에 젖어들게 된다. 많은 것을 갖추었지만 드러내는 법이 없고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역지사지를 실천하는 인물로 통한다.
누구의 삶에 있어서나 희비는 있을 것인즉 늘 부드러움으로 주변을 관리하면서 자신을 다스려온 인물이 경주인임은 더욱 자랑스럽다.
1950년 포항 기북에서 태어난 이회장은 천북초등학교, 신라중학교, 경주고등학교, 경북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75년 당시 대기업인 (주)럭키에 입사하여 8년의 경력을 쌓은 후 1983년 구미로 내려와 ‘신흥직물’ 부사장으로, 2년 뒤인 1985년에는 사장으로 취임한다. 취임 하자말자 임가공을 주로 하던 회사는 섬유경기 악화로 대형부도를 맞고 도산 위기에 몰렸다고 한다. 어려운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면서 섬유제직과 판매, 1997년에는 ‘신흥통상’이라는 대구염색공장까지 설립하고 섬유업계의 주자로 우뚝 서게 되었으며 최근에는 대나무 섬유를 개발해 미국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구미에 공장을 두고 있는 (주)신흥직물은 생산품 100%를 수출하는 회사다. 홈페이지(http://www.monotex.co.kr)를 방문해 봐도 영어로 꾸며져 있다.
이동수회장은 “중국이나 인도 등의 후진국들이 겨냥해오는 섬유업에 대비하여 교직물을 개발, 생산한 것이 주효했다.”며 연구 노력하는 경영인의 자세를 강조했다. 주 수출국인 미국과 유럽에 현지 지사가 있으며 중국에도 지사가 설립되어 있는 만큼 이 회장의 나날은 바쁘다. 산업전쟁을 치르는 현대사회에서의 진정한 애국이란 바로 이동수 회장처럼 달러를 거두어들이는 일이 아닐까 싶다.
2007년, 법정관리 중이던 (주)갑을을 컨소시엄 구성해 인수한 일을 궁금해 하자 이동수 회장은 “대구를 대표하던 섬유기업이 파산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새로운 경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라 여러 측면에서 고심을 했었다. 때로는 명분이 실리에 우선할 수도 있다.” 며 당시의 선택이 쉽지만은 않았음을 피력했다.
구미상공인들의 대변자로 기업인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이동수 회장은 이외에 ‘대구 경북 직물수출협의회 회장’, ‘서대구공단 협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4월 28일에는 ‘대구.경북 섬유산업협회’ 제7대 회장에 취임했다. 대구, 경북 섬유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할 것이란 기대 속에 짐이 가중되고 있기는 하나 우리는 이동수 회장의 취임에 큰 박수를 보낸다.
2000년 ‘신지식인 신정’ 구미시장 표창, 2001년 ‘상공의 날’ 산업자원부장관 표창,
동년 경북대학교 경영자상 수상, 2004년 대통령표창 수상 등 열거하기 어려울 만큼 수상경력이 다양한 이 회장은 고향 경주의 각종 행사에도 빠짐없이 참석한다.
경주시 황오동에는 모친 채태석 여사가 계셔 한 달에 한번 정도는 꼭 경주를 다녀가는 이동수회장. 부인 장정애씨와의 사이에 2남을 두었고 장남 지현씨는 대기업에서 근무하며 차남 지환씨는 경북대학교에 재학 중이라고 전한다.
이동수 회장의 마음속 푸른 나무들이 이 세상 사람의 마을을 더 푸르게 물들이길 기대하면서.
황명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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