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 미술디자인학부
공예가 김기조교수
“저는 흙을 주무릅니다. 바람을, 시대를 주무릅니다. 온갖 소외를 주무릅니다. 세상이 제 손가락 사이에서 삐어져 나옵니다. 저는 물레를 돌리고 있습니다. 하늘과 땅의 고뇌가 돌고 있습니다. 어느 하늘 밑, 어느 먼 지평에 태어날 하나의 잉태를 위하여 어느새 나는 팽이가 되어 있습니다. 유약을 뿌립니다. 검은 유약, 핏빛 유약이 꽃가루 되어 빛을 내라고 불길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하찮은 것 궂은 것 모두 벗기고 새로운 창으로 새로운 것이 걸어 나오길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불손을 용서하소서! 널름대는 불길의 혓바닥이 나를 핥고 있습니다. 나의 작업은 나를 잊게하는 수단입니다. 그것은 외침이요 울음이며 몸부림입니다. 사막과 같은 도시의 가련한 사람들을 향한 사랑의 노래입니다.“
위의 글은 공예가 김기조교수의 여섯 번째 전시회 팜플렛에 실린 글 중에서 일부를 옮겨본 것이다.
단체전은 말할 나위도 없고 우리나라와 일본 등지에서 12차례의 개인전을 통해 독특한 예술세계를 추구하는 공예가로 인정받고 있는 김기조교수는 만난 순간부터 그 솔직함으로 인해 거짓과는 거리가 먼 경주사람임을 확인하게 된다.
오는 9월 1일부터 2달간, 직지사 앞 ‘김천도자기박물관’에서 개관이래 최초로 열릴 초대개인전을 준비하느라 연구실과 작업실은 약간 어수선했지만 이 시대를 끌고 가는 공예가의 수작을 감상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한번 전시된 작품은 다음 전시회에 내지 않기로 알려진 김기조교수는 후학을 기르고 흙 만지는 일 외에는 별로 떠오르는 것이 없다고 한다. 그냥 좋아서 하는 일, 개인전을 앞둘 즈음에는 하루에 15시간 이상씩 작업하는 일은 다반사라고 하니 예술혼이 없다면 어려울 것이다.
김기조교수는 1949년 경주시 용강동에서 태어났다. 황성초등학교와 신라중학교를 졸업하고 경주공고 요업과에서 도자기를 만나게 된다. 당시의 요업과는 도예가 아닌 요업공학을 가르쳤지만 10대에 배운 전문지식이 여태까지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어릴 적부터 미술에 소질이 있어 미대에 진학하고 싶었으나 가정형편상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8군에서 초상화를 그리다가 입대를 하게 된다. 군복무 후에는 모교인 경주공고에 근무하면서 대구대학교 야간대학에서 공부를 했고 첫 개인전을 관람한 대구대학교 총장의 지시로 대학에서 강의를 맡게 되었다. 당시는 이미 제 29회 대한민국 국전에 특선으로 입상, 제 2회 신라미술대전 공예부문 최우수상, 제1회 대구시 미술대전 대상 등을 수상하며 실력을 인정받고 있을 때였다. 대학에서 3년이 흘러갈 즈음 김교수의 소질을 아끼던 총장의 권유로 일본유학길을 택하게 되는데 일본교토세이카대학에서 미술학부 Design과를 졸업하고 일본교토시립예술대학 대학원 미술연구과 도자기과를 졸업했다.
5년의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1987년부터 어느 듯 20여년을 대구대학교 캠퍼스에서 보냈다.
그동안 21C를 대표할만한 유형의 도자기를 개발해야겠다는 의지로 많은 연구를 거듭해온 김교수가 빚는 자기에는 그 뜻을 반영하는 느낌이 강하게 표출된다. 청자나 분청사기같은 전통자기의 재현은 당연히 있어야겠지만 새로운 예술세계를 추구하는 정신이 병행되어야 함을 특히 강조했다. 스스로를 속이지 않고 있는 대로 보여주며 살아온 한 예술가는 흙을 만지며 절반은 흙이 되어버린 듯 했다.
자신만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는데 그 삶이 경주공고 후배들에게 모델이 되어, 많은 후배들이 강단에 서
거나 도예가로 성공한 일들을 떠올리면 행복해진다는 김기조교수. 제자들 중 15명 이상이 국내와 미국, 일본 등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단다.
가족으로는 모친 박필이여사가 경주에 계시고 부인 강영식씨와의 사이에 3녀 1남을 두었는데 서울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한 장녀 명진씨는 미국에서, 차녀 효진씨, 삼녀 혜진씨 모두 아버지의 뒤를 이어 도자기를 전공했고 막내 규백은 중학생이라고 전한다.
내년으로 예약된 일본에서의 초대전도 성황리에 열리길 빌면서 고향에서는 미리 축전을 띄우겠습니다.
1949 경주생(남)
경주공업고등학교 요업과 졸업
일본교토세이카대학 미술학부 Design과 졸업
일본교토시립예술대학 대학원 미술연구과 도자기 전공 졸업
수상
1985 제7회 일본신공예전 장려상 수상
1981 제1회 대구직할시 미술대전 대상 수상
1980 제29회 국전특선
제2회 신라미술대상전 최고상 수상
공모전
1983~86 일전 : 경전,전관서전, 일본신도예전 등 18회 입선
아사히 도예전. 주니치 국제도예전. 미노오국제도예86‘
국전 : 한국 산업디자인전. 대구 미술대전. 신라 미술대상전
개인전
2003 Gallery M, 대구
2003 시가라기 陶藝森 도예공원內, 일본
2001 남부도서관 갤러리, 대구
1998 푸른갤러리, 대구
1995 푸른갤러리, 대구
1989 토탈미술관, 서울/ 이목화랑, 대구
1987 마로니에화랑, 일본교토
1985 마로니에화랑, 일본 교토
1982 맥향화랑, 대구
1980 동아백화점화랑, 대구
단체전
1999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1회)초대작가전.
1995 한국현대도예가회 회원전
1994 대구공예대전 초대전
1993 한중 미술교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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