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아양초등학교 서영일교장
거리에 떨어진 낙엽들이 제 영혼을 미처 갈무리도 하기 전에 눈이 내렸다. 누구나 한번쯤 자신의 위치에 대해서 돌아봄직한 겨울의 초입. 아침에 일어나서 맞이한 첫눈은 준비되어있지 않은 마음 때문인지 반가움보다는 초조함을 던져주었다.
하루를 준비하고 한해를 준비하고 몇십 년을 준비하는 서영일교장선생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생활의 자세를 바꾸면 저렇듯 여유로운 모습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대구시 동구에 위치한 아양초등학교, '대구광역시 지정 수학과 시범연구학교' 답게 면학의 열기로 가득찬 교실을 지나 서영일교장선생을 찾았다. 단정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의 선생은 짧은 시간동안 많은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1941년 경주시 외동읍 구어리 구역골에서 출생, 당시에 한약방을 열었을 정도로 지식인이었던 부친이 일찍 세상을 뜨시고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다고 한다. 입실초등학교, 외동중학교를 졸업하고 경쟁력이 아주 높았던 대구사범학교에 입학한 선생은 교직자로서의 면모를 갖추어나간다. 1개 군에서 한 두명 합격하던 대구사범학교였던 만큼 수재들이 모이던 곳이었다고 하니 당시 선생의 실력을 가늠할 수 있다.
5형제 중 넷째인 서영일선생은 대구에, 다른 형제들은 서울에서 모두 성공하여 잘 지내고 있으며 애향심도 지극하여 고향인 구어리 입구에 다리를 놓은일, 동네 어른들을 위하여 경로당을 지어드린 일도 있다고 한다. 특히 동생 서영준사장은 서울에서도 성공한 기업가로 인정받고 있다.
서영일교장선생은 1963년 3월 석계초등학교를 초임으로 연안초등, 입실초등, 안강제일초등학교 등지에서 근무하다가 1979년 3월 대구로 발령을 받는다. 1990년 교감으로 승진하였고, 교육학을 몸소 실천하며 연구하였던 선생은 1999년 교장으로 가창초등학교를 거쳐 지금의 아양초등학교에서 4년째 재직중이다.
1982년에는 대구에서 일반교사로는 처음으로 '국민포장'을 수여 받았으며 1983년 '한국일보 교육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존경받는 스승의 삶이란 평범한 길이 아니었음에도, 외동읍 신계리 출생인 부인 김채흔씨의 내조는 더욱 그 빛을 발하게 하였다고 전해지며 슬하에 4녀를 두었다.
상대방의 마음을 조용히 이끌어내는 선생은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도 남다르다. 현재 2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구의 외동향우회 부회장이며, 입실초등학교 29회 동기회 회장을 맡고 있다.
선생의 교육에 대한 철학이나 경영관을 물었더니 "교사의 질은 교육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 라는 말씀을 했다. 좋은 인재가 교단에 섰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을 피력한 말이리라. 운동도 기본기가 중요하듯이 한 인간의 성장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초등학교 시절에 진정 학교생활에 행복을 느끼고 오고싶도록 하는데는 선생님들의 몫이 크다는 것이다.
현재 아동들과 학부모의 건의사항을 적극 수렴하여 신뢰받는 학교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는 서영일교장선생. 지식정보화 사회에서는 지식을 소유하는 사람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다양한 체험을 바탕으로 잠재능력을 개발하는 학습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고도 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기본초석을 놓는 초등학교 교육에 너무 소홀히 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선생을 바라보며 이런 스승이라면 학부모들은 가정의 보석인 아이들을 마음놓고 맡기고 일상에 임해도 걱정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를 시작함에도 준비없이 바쁘게 거리를 나서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일까.
몇 십년 뒤를 내다보며 초석을 놓는 마음으로 걸어가는 서영일교장선생님께 존경을 표하며 건강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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