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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경주중고등학교동창회 제36대 최해완회장

선덕여왕연구자 황명강 2008. 1. 20. 19:23



부산 경주중고등학교동창회 제36대 최해완회장

 




10년만의 더위라서 인지 누구든 만나면 주고받는 인사는 한 덩어리씩의 무더위다. 간담이 서늘해지는 뉴스거리도 얼마를 견디지 못하고 더위 속에 묻혀가고 있다. 며칠 전 필요한 자료가 있어 대구의 효목도서관을 찾았다. 땀을 흘리며 책장을 넘기고 있는 사람들, 그 중에는 머리 희끗희끗한 분들도 몇 있었다. 미처 손대지 못한 매월당전집이며 고전들이 나를 노려보는 것이었다. 등골이 서늘해지며 더위가 싹 가셨다.

 

어제는 부산을 다녀왔다. 더위가 비켜가지 않는 부산시내 한가운데서 경주중고등학교 부산동창회 최해완회장을 만났다. 두어 시간의 만남, 돌아오는 길은 그다지 덥지 않았다. 즐거운 생각들을 정리하며 마음으로 극복되지 않는 일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부산의 경주중고등학교 최해완 신임동창회장은 1945년 경주 충효동에서 태어나 유복한 청년기를 보냈다고 한다. 계림초등학교, 경주중학교, 경주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경기대학을 나왔으며 군 복무 후 부산에서 의류를 생산, 수출하던 삼도물산에 우수한 성적으로 입사한다.

 

무역업에 대해 매력을 느꼈던 최해완회장의 진로 선택은 지금도 스스로를 섬유업의 중심에 있게 했다. 10년이 넘는 경험을 바탕으로 1986년 유한회사 '서원산업'을 설립하게 되었는데 '서원산업'의 주요 품목은 남성의류로 코트와 쟈켓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1998년 이전에는 주로 전 품목을 미주지역으로 수출하여 외화획득에 많은 기여를 하였고 현재는 중국이나 개발도상국의 영향으로 내수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쉽게 갈 수 있는 길이 많았을 텐데 굳이 20년 세월을 힘겨운 제조업에 바친 최해완회장같은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 국민이 1만불 시대를 맞게 된 것이 아니겠는가. 부산에 정착한지도 30년, 그러나 고향과 가장 가까운 동래쪽을 벗어난 적이 없다는 최해완회장은 친구들이 그립거나 간혹 사업상 문제점이 생기면 어김없이 경주를 찾는다고 한다.

 

 선산을 돌아보고 가까운 벗들과 술잔을 기울이다보면 이미 답은 얻어지더라는 것이다. 60이 되면 고향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지금은 너무 이른 것 같고 조금 더 활동한 뒤에는 경주로 돌아가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결식 노인이나 아동들에게 아주 작은 희망이 되는 것이 꿈이라는 그 분의 소신을 전해들으며 비록 실천하지 못한다 하드라도 모두들 이런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우리의 고향 경주는 얼마나 아름다운 곳이 될까.

 

최소한 누군가를 미워하는 일만은 없을 것이리라. 최해완회장의 가장 든든한 동반자인 부인 송미희씨와의 사이에 둔 1남 2녀 역시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 있다고. 장녀 새움씨는 의상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고 차녀 새롬씨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대학에서 의상학관련 공부를 하고 있으며 늦게 얻은 윤석씨는 중학교에 재학중이다.

제 36대 부산 경주중고등학교 동창회회장에 대한 책임감도 최해완회장은 절감하고 있었다. 활성화된 동창회에 더욱 힘을 불어넣기 위해서 진실로 봉사하는 마음으로 임할 것을 밝혔다. 모교의 이름을 빛낸다는 자부심으로 모든 동문이 백짓장하나 맞드는 마음을 보여줄 것을 부탁하며 스스로는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었다.


장학회의 활성화가 주요 사업으로 정해진 만큼 한 가마니의 쌀이 단 한 톨에서 비롯됨을 생각하며 모든 동문들이 참여해줄 것을 부탁하기도 했다. 더 많은 기금이 조성되면 모교뿐만 아니라 행여 어려운 가까운 동문들에게도 그 혜택이 주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셨다. 사랑은 또 다른 사랑을 낳을 것이다. 아무리 더운 여름날에도 즐거운 만남은 시원한 한 잔의 얼음물처럼 행복을 주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