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광역시 동구문화체육회관 김상호관장
대구를 중심으로 한 위성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어릴 적 한 번쯤은 동촌유원지에 수학여행을 다녀간 기억이 있을 것이다. 강을 끼고 이어진 망우공원을 지나 동촌유원지를 가로지르는 벚꽃 길은 세월을 건너 달려온 회전목마와 함께 많은 이들의 마음 속에서 꽃잎처럼 애틋한 추억을 불러내곤 한다.
이렇듯 아름다운 유원지 한자락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문화체육회관이 5월부터 문을 열었다. 1,200석 규모의 공연장과 대형 수영장이 있는 스포츠쎈터, 전시실, 예식장, 야외공연장을 돌아보면서 우리나라가 복지정책을 지향하는 선진국가임을 실감했다.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눈이 휘둥그레지는 '동구문화체육회관, 의 초대 관장으로 선임된 분이 자랑스럽게도 출향인 김상호 관장이다.
김상호관장은 이 현실이 그분에게 더 이상의 봉사를 요구할 수 없을 정도로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같이하며 사회에 많은 족적을 남겼다. 공영방송인 대구MBC문화방송의 출발지점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분이 흘린 땀방울은 곳곳에 배어있다.
1943년 포항에서 출생한 김상호관장은 어릴 적 경주로 터전을 옮긴 부모님을 따라 경주인으로 살아왔다. 경주 월성초등학교, 신라중학교, 경주고등학교를 거쳐 서울 연세대학교 상대에 합격할 정도로 뛰어난 수재였지만 건강이 여의치 않아 서울 생활을 접고 대구 경북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다. 그 후 영남대학교 환경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석사학위를 받은 열정적인 노력가이기도 하다.
대학교를 졸업한 1968년, MBC방송국에 PD 1기로 입사한 김상호관장은 스스로 대구를 지원한다. 라디오방송에서 TV시대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태풍의 눈 속에 그분이 있었던 것이다. 편성부 차장에서 부장으로, TV 제작부장, 총 편성국장, 총무국장, 경영국장을 거치는 동안 30년 세월이 훌쩍 흘러 가버렸다. 2000년 대구 MBC 미디컴주식회사 사장에 취임하였고 3년 동안 각고의 노력으로 많은 실적을 쌓았다. 자연인으로 돌아가 자연이 내려주는 색깔의 옷을 입고 살고 싶어한 김상호관장.
그러나 그동안 쌓아온 오랜 경험과 그 그릇의 크기를 알아차린 이 사회의 끝없는 요청으로 2004년 3월 15일 대구광역시 동구 효목동 동촌유원지 내에 위치한 '동구문화체육회관' 의 관장으로 취임하게 된 것이다. 대구 경북에서 구 단위 지자체가 건립한 문화예술회관을 민간전문업체에 운영을 위탁관리 시킨 첫 일례이므로 타의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도 어깨가 무겁다고 하신다.
오랫동안 방송 문화매체에 종사했고 MBC미디컴주식회사에서의 경험(광고, 이벤트, 홍보)을 살린다면 이곳이 대구의 명소로 자리 잡을 날도 멀지 않을 것이라 믿는다. '동구문화체육회관'은 단순히 보고 즐기는 공간이라기보다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는 생활속의 문화공간, 이용자 중심의 공간이 되도록 가꿀 것이라는 깊은 뜻을 보이셨다.
대구대학교 언론정보학과에서 '방송편성학'을 영남대학교 언론매체학과에서 '이론� 현장경험'을 강의해온 김상호관장은 후진양성에의 행복감을 피력하셨다. 얼마 전 동양철학을 연구하는 몇몇 지인들과 '동양경전 연구소'를 열었는데 스승을 초빙하여 논어를 읽고 공부하는 시간에는 시공을 초월한다고...
"욕심을 다 버리기는 어렵겠지만 적게 가지려고 노력하는 자체는 자기 자신에게 겸손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직은 인격적 완성에 목말라 있다. 그 갈증이 충족되는 날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다" 고 말하는 김상호관장은 누구보다도 고향을 사랑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 한쪽 기둥이 되어준 부인 홍옥교씨는 대구 동부중학교 교감으로 재직중이며 멀잖아 교장 승진을 앞두고 있어 미리 축하를 드린다.
1남 1녀를 두었는데 장남 백수씨는 고려대학교 통계학과를 졸업,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교보생명 본사 투자 팀에서 그 진가를 발하고 있다며 손자 경목의 재롱이 큰 효도라고 하셨다. 장녀 정민씨는 경북대학교 졸업 후 서울 용산기지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하고 있다. 지나온 길은 돌아보면 늘 아쉬움을 동반하지만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걸어오신 김상호관장께 존경의 마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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