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엄용섭 신경정신과'병원 엄용섭원장
몇 년 전 남해를 여행한 적이 있었다. 금산 보리암에 올랐을 때 한겹 두겹 펼쳐지는 바다 앞에서 숨이 멎는 듯한 느낌을 받았었다. 경주 근교에 있는 임고서원(포은 정몽주선생을 모신 사당)을 찾았을 때도 그런 일이 있었다. 가을이 깊을 무렵이었는데 서원을 지키고 서 있는 오래된 은행나무가 너무도 찬연한 황금갑옷을 흔들고 있는 것 같아 망연하게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다.
고향을 사랑하는 후배들 배후에 넉넉하게 버티고 있는 분.
엄용섭신경정신과 병원은 부산시 개포 2동에 위치하고 있었다. 나이는 어딘가에 접어두신 듯 건강한 모습으로 편하게 반겨주셨다.
전국신경정신과학회 부회장을 역임하셨고 우리나라의 신경정신과 분야에서 몇 안 되는 대단한 박사님이 동향이라는 것은 자랑이면서 감사할 일이었다.
육체를 지배하는 것이 정신인 만큼 젊은 전문의들이 전공서적에 의존하는 공부만으로는 부적합하다는 생각에서 그동안의 임상사례를 들어 후학들을 위한 강의를 월 1회 하고계신다. 약물 투여에 앞서 인간을 이해하고 한국의 사회 문화적인 측면까지 완벽하게 소화해 내어야 진정한 신경정신과 의사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분이다.
이러한 신념으로 후학들을 가르쳐온 엄용섭원장님. 제자들중 30명 이상의 석, 박사 의사들이 전국에서 선생의 뒤를 따르고 있으며 생애의 가장 큰 보람으로 여기시고 있다. 회갑 해에는 제자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성대한 회갑연을 열어 스승의 뜻을 기리는 아름다운 일도 있었다고 한다.
엄용섭원장은 현존하는 우리의 역사서였다. 일본 고오베에서 태어나 해방과 함께 입국, 경주에 정착하셨다. 계림초등학교, 경주중.고등학교,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대학원을 졸업했다. 군 복무 후 서울시립정신병원, 서울대학교 신경과에서 근무하던 중 대학에 몸을 담았다.
광주의 조선대학교 교수, 부산 인재대학교 교수로 오랫동안 후진양성에 힘쓰며 연구를 거듭한다. 1972년 30여 편의 논문을 발표하여 박사학위를 취득하였고 일본에 있는 '경도제대 신경정신과'에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다.
의학계에서나 학문적으로 성공한 엄용섭원장은 일 외에, 부산의 경주중고등학교 동창회에도 많은 업적을 남겼다.
3형제중 맏형이신 엄대섭선생은 '막사이사이 상'을 수상하신 분이고 고인이 되신 중형 엄봉섭선생은 부산시 의사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모교 동창회 발전을 위해 앞장선 분이었다. 특히 '동창회 신조'를 만든 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1억원에 육박하는 경주중고등학교 부산동창회 장학회를 있게 한 장본인이라고 전해진다.
부산의 경주중고등학교 총동창회는 아낌없는 선배들의 후원으로 거액을 들여 부산의 중심지에 동창회 회관을 마련하였다. 더욱 고무적인 일은 장학회의 장학기금이 1억원에 달하며 년 300만원 이상의 장학금을 해마다 모교에 전달해오고 있다. 엄용섭원장님은 이 장학회를 이끌어오신 회장님으로 오늘이 있기까지 골프모임인 계림회 회원들을 비롯해 많은 동문들의 협조가 있었다는 말씀 잊지 않으셨다.
선배가 잘 이끌어야 후배가 따른다는 생각을 염두에 두고 솔선수범의 자세를 일관해오신 원장님은 나이 드니까 더 그리워지는 것이 고향이라고 하신다.
특별한 행사가 없는 주말이면 친구같은 부인 홍명숙여사와 경주를 찾아 남산을 오르신다고. 다복하게도 1남 3녀를 두셨고 세 따님 세화, 일화, 정화씨는 모두 출가하여 서울에 살고 있다. 막내 태화씨는 서울의 유수한 금융회사에 재직중이다.
자신의 삶이 거울에 비쳐졌을 때 누구나 한번쯤 웃는 모습으로 뒤돌아보게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며 후배들 또는 주위 분들 사이에서 넉넉한 버팀목이 되어온 엄용섭원장님의 건안하심을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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