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강 발표칼럼 및 산문

대구신문 문화춘추 - 자연의 적신호

선덕여왕연구자 황명강 2008. 1. 20.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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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춘추> 자연의 적신호

 

 

 황 명 강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부근 지진으로 2000여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날아 들었다. 지진해일 피해로 수십만 명을 잃은 그곳에 또 엄청난 재앙이 일어난 것이다. 한두 명도 아니고 그 많은 사람들이 겪었을 두려움의 순간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영화에서나 보았음직한 무시무시한 일들이 세계의 이곳저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적당히 향기로운 커피잔을 들고 있던 팔에 스르르 힘이 빠졌다. 사람들이 개미떼처럼 땅속에 매몰되고 뒤틀린 지반으로 인해 건물이 휴지조각 되어 쓰러지는 현장에서 과연 만물의 영장인 인간의 지혜가 통하기나 할 것인가.

안전지대라고 여겼던 우리나라가 결코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은 근래의 잦은 지진으로 모두들 느끼고 있다. 특히 이웃 일본은 지진으로 몸살을 앓는 나라가 아닌가. 지진 뿐만이 아니라 끝도 없이 일어나고 있는 지구상의 이상징후를 인류는 좀 더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 겨울 부산과 경남지방에 내린 폭설은 우리나라 기상관측 사상 처음으로 서울보다 그 양을 훨씬 넘었다는 내용이다. 삼월 하순, 나무는 새싹을 밀어내고 개구리가 겨울잠을 깨고 밖으로 나올 즈음인데 강추위가 밀려오고 눈이 내렸다. 개구리가 떼죽음을 당했다는 뉴스를 들으며 안쓰러움에 앞서 강한 두려움을 느꼈다.

가까운 마트에 시장을 보러가도 자동차를 끌고 나간다. 급격하게 발전한 산업사회로 편리함은 얻었을지언정 발 딛고 설 땅을 잃어가고 있음은 깊이 자각해야 할 때이다. 자연의 일부로 더불어 살아가던 인간이 자연을 장악하고 우월감으로 그 칼날을 휘두르기 시작하면서 재앙은 예고되고 있었다. 지구를 숨 쉬게 하는 아마존 강의 밀림이 훼손되고 있고 빙하가 녹아 내리고 있다. 오존층의 파괴는 앞으로 얼마나 더 큰 재앙을 불러올 것인지.

땅위에 솟아있는 건물들, 자동차, 인간의 움직임 따라 일어나고 있는 매연과 유독가스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사람의 관계에서도 마음이 상하면 안색이 달라지고 말투 역시 곱지 않게 된다.
견디다 못해 자연이 보내오고 있는 적신호들. 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사랑하는 후손들에게 富가 아닌 온전하게 발 디딜 세상을 물려주어야 하겠기에 주머니를 털어서라도 환경을 구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정부에서는 시대적인 치세도 중요하겠지만 더 크게 바라본다면 수도권을 옮기는 일만큼이나 환경사업에 비중을 두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너나없이 나서야 하고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해서도 안 될 일이다. 모든 인류가 순해진 눈으로 자연을 바라보고 사랑하게 된다면 적신호는 어느 순간 청신호로 바뀌지 않겠는가.

 

 

 

  입력시간 : 2005-04-01 19: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