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새와 노는 지에꼬 - 다까무라 고오다로 물새와 노는 지에꼬(智惠子) 다까무라 고오다로 쓸쓸한 구쥬구리(九十九里) 모래밭에 앉아서 아내는 논다. 수많은 물새들이 아내의 이름을 부른다. 지이,찌, 찌이, 찌, 찌---- 모래에 조그만 발자국을 찍으며 물새들이 아내에게 다가 온다. 입속말로 늘 뭐라 중얼대는 아내가 두 손을 높이 들고 되부른다.. 좋은 詩 모음 2008.01.20
노독 - 이문재시인 노독 이 문 재 어두워지자 길이 그만 내려서라 한다 길 끝에서 등불을 찾는 마음의 끝 길을 닮아 물 앞에서 문 뒤에서 멈칫거린다 나의 사방은 얼마나 어둡길래 등불 이리 환한가 내 그림자 이토록 낯선가 등불이 어둠의 그늘로 보이고 내가 어둠의 유일한 빈틈일 때 내 몸의 끝에서 떨어지는 파란 독 .. 좋은 詩 모음 2008.01.20
방 - 최정례시인 방 최 정례 그 방 앞에는 창을 가리는 커다란 나무가 있다 새벽이면 그 나 무에 천 마리의 새가 날아와 지저귄다 시냇물의 소용돌이처럼 나 무가 운다 나뭇잎 하나하나 새가 되어 뒤흔든다 창문 하나를 달래 보겠다고 나무는 제 잎을 다 떨군다 그 방 안에는 죽음 같은 잠을 자는 이가 있다 제 몸에 시.. 좋은 詩 모음 2008.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