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강 지면 발표詩

다층 발간 '詩와 島'- 제 11회 전국계간문예지 제주 축제 사화집 발표시

선덕여왕연구자 황명강 2009. 10. 7. 10:19

 

 

 다층 발간 '詩와 島'- 제 11회 전국계간문예지 제주 축제 사화집 발표시(2009년)

 

 

 

별을 훔친 죄

 

 

황명강

 

 

 

홍도, 방파제 끝에서 일어난 일을

차마 발설할 수 없네

해안 들썩이던 끔찍한 행렬,

붉은 입술의 카시오페이아 북 치는 작은곰

외할머니 신접살림 차렸을 북극성까지

 

얼마나 깊고 큰 손 있어

수억의 별을 훔쳐낼 수 있었나

찬란한 적의로 세운 둥근 춤사위,

풍란꽃 자리마다 별이 피고

찢기고 용서하며 피어난 죽음 사랑

 

젖어서 날아오르지 못한 섬,

뿌리가 사슬인 그녀

껍질 벗는 파도 밟으며

피멍 든 멍게 *잎새주 씹으며

열손가락은 다시 별을 훔치고 있었지

 

새벽잠은 어둠이 데려가고

닻줄 같은 약속도 어둠이 가져가고

선량한 바람소리만 얼사화 둥둥

그 언제 수인(囚人) 벗을지 모를 이름 하나

출렁이는 비탈의 시간 견뎌야하네

 

 

 

*전남 지역에서 판매되는 소주 명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