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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 그림으로 유명한 최봉준화백 / 2005

선덕여왕연구자 황명강 2008. 1. 29. 00:15
 

부산항 그림으로 유명한 최봉준화백

 

 

 

 


부산 용두산공원의 시립용두산미술전시관에는 ‘은유의 도시-풍경으로서 부산’이라는 주제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었다. 평일인데도 불구하고 쌀쌀한 바깥공기를 몰고 많은 이들이 전시회를 찾아들었다. 30년째 부산항과 바다를 그려온 최봉준화백의 그림은 부산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이 분명했다. 젊은 날에는 고향의 산과 계림숲 등 경주의 풍경을 그렸으나 부산에 정착하면서 제 2의 고향인 부산의 바다와 항구를 품어 안았고 부산 사람들은 최봉준화백 하면 부산항과 바다를 떠올린다고 한다.


부산미술대전 심사위원을 두 차례에 걸쳐 역임하고 부산은 물론 전국에서 중견화가로서의 입지를 굳히며 유명세를 과시하고 있는 최봉준화백은 경주가 낳은 인물이다. 1939년 경주시 동부동에서 태어나 월성초등학교, 경주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서라벌예대에서 미술을 전공했다.

 

모교인 경주중학교와 안강상업고등학교에서 교직생활은 하였고 1971년 부산의 해동중고등학교로 자리를 옮기면서 선생의 작품세계는 전환점을 맞게 된다. 1998년 건강 문제로 퇴임하기까지 30여년 동안 많은 제자들을 길러내었고 개인적으로는 왕성한 작품 활동으로 부산 미술계에 끊임없이 영향력을 과시하였다. 최봉준화백의 화가의 길은 타고난 듯했다. 초등학교 입학 전부터 당시 교사였던 형님이 가져다주신 크레파스로 늘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경주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최현태선생님을 만났고 고등학교 때는 김준식선생님의 지도로 더욱 깊은 예술세계에 몰입하게 되었다고 회고하신다.


선생의 그림에 대해 어느 유명한 미술평론가는 “그의 그림은 쾌활하고 선명하며 명쾌한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의 붓자국은 거칠고 직설적이다. 그러기에 표정은 단순하고 담백하다. 세부적인 표현을 지양함으로써 사물의 형태는 생략적이고 단순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느낌은 시각적인 이해에 부족함이 없다.” 라고 했다. 선생은 붓을 들고 선을 만들려고 하지 않는다.

 

그리려는 그 순간의 느낌에 따라 붓이 가는대로 맡겨버린다고 하니 오랜 작품활동과 체험의 축척으로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심상의 표현이라 함이 옮을 것이었다. 빛의 명암에서 오는 입체감이나 형태감보다는 색이 가지고 있는 순수성만으로 바다, 배, 항구라는 자연의 개념을 빌려 이미지로 표현하고 있는 선생의 그림은 경직된 도시의 풍경마저 온화하고 평화롭게 느끼게 하는 은유적 기법이라고 해야 옳을까.


1973년 ‘자갈치어시장’으로 국전에 입상한 이래 부산미술대전에서 금상을 수상했고 4번의 특선을 수상하면서 미술계에 데뷔한 최봉준화백은 부산과 경주에서 이미 수차례에 걸친 개인전으로 유명하며 국내는 물론이고 국제교류전 및 외국에서도 수차례에 걸쳐 초대전을 가진바 있다.

 

현재 부산시립미술관인 용두산공원 미술전시관 외에 김천 문화예술회관에서는 전국초대작가전인 ‘100인 100호’ 전에도 선생의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고 한다. 특히 오는 4월 11일부터 9 일간 부산시청 전시관에서 9 번째의 개인전을 가지신다고 하니 무르익은 선생의 그림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그림에 영혼을 내어준 최봉준화백을 묵묵히 내조하며 3남매를 잘 길러낸 부인 이영희씨께 지금에 와서야 모든 공을 돌리고 싶지만 정작 표현을 못하신다는 선생. 장녀 윤지씨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부산에 있는 종합병원의 소아과 과장으로 장남 창용씨는 울산의 온산 덕신리에서 ‘최 이비인후과’를 운영하고 있다. 차남 석용씨는 동아대학교 대학원에서 공학박사과정을 밟고 있어 든든해하신다.

4월에 열릴 선생의 개인전을 미리 축하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