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강의 취재수첩

124年 3대째 이어온 판소리 名家, - 정순임 명창(2008년 1월)

선덕여왕연구자 황명강 2008. 1. 23. 08:57
 

124年 3대째 이어온 판소리 名家,

경주 문화의 자긍심 세웠다.


 

 

 


가계 대대로 국악명인의 집안인 정순임 명창이 문화관광부로부터 '2007 전통예술 판소리 명가'로 선정됐다. 동.서편제의 본향이라는 호남의 여러 판소리 가문을 제치고 ‘판소리 명가’ 1호가 된 것이다.

 

전통예술의 보전, 계승에 앞장서고 있는 3대 이상의 국악 명가를 발굴, 지원함으로서 자긍심과 사회적 인식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문화관광부가 나선 이 사업에 정순임 명창의 가계가 선정된 일은 문화를 사랑하는 경주인 모두에게 큰 선물을 안겨준 셈이다.

 

“진국명산 만장봉이요 청천삭출 금부용이라.”

 

‘판소리 명가’ 정순임기념공연이 열렸던 작년 11월 28일 경주 서라벌문화회관에는 국악인, 문화예술인, 소리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입추의 여지없이 자리를 메웠다.

 

정순임 명창의 뒤를 잇고 있는 조카 정성룡이 판소리 단가 ‘진국명산’으로 마당을 열면서 격조있고 화려한 공연이 시작되었다.

지난해 1월 경상북도무형문화재로 지정돼 (사)대한명인문화예술교류회로부터 명인으로 인정받고 6월에는 문화관광부가 우리나라 최초의 판소리 국악명가로 선정한 일 등에 힘입은 정순임 명창은 2008년을 국악의 향기로 경주 정서를 드높이는 해로 잡고 있다.

 

정순임 명창의 가계는 고종황제로부터 혜릉참봉의 교지를 받았던 외종조부 장판개 명창을 시작으로 2세대 장영찬, 장월중선, 3대 정순임에게 전승됐다. 그러나 이 외에 장판개 명창의 뿌리인 부친 장문근씨는 판소리, 거문고와 피리의 명인 이었고 장판개 명창의 여동생 장수향은 판소리와 가야금의 명인이었다.

 

장판개 명창의 남동생 장도순씨는 판소리 명창으로 당대의 소리꾼 이화중선의 판소리 스승 이었으며 장도순씨의 딸이 장월중선(본명 장순애 1925-1998)으로 정순임 명창의 모친이다.

 

장월중선은 판소리, 무용, 기악, 국악을 두루 완성한 명창, 명인으로 그 맥은 고스란히 정순임 명창에게로 이어져왔다.

천년전 향가가 서라벌을 적셨던 역사의 땅에 판소리의 뿌리가 내리게 된 것은 정순임 명창이 일곱 살 무렵 선대가 호남에서 경주로 이사를 해왔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경주 문화의 한 줄기를 끌어가고 있는 셈이다.

 

판소리의 흥보가, 적벽가, 수궁가, 심청가, 유관순열사가 등을 수십 차례에 걸쳐 완창 및 발표회를 가진 바 있는 정순임 명창은 창극 기획공연에도 탁월하여 창극 심청전, 이차돈, 수궁가, 흥보가, 구운몽, 서동과 선화공주 발표회를 수 차례 열기도 했다.

 

경주에서 민속예술단 ‘世天香’을 이끌고 있는 정순임 명창은 주위의 축하와 관심에 감사함을 전하며

“전통 국악을 만나려면 경주로 와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주만의 민속악을 정착시켜야 합니다.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국악을 보여주고 체험하게 할 문화재 전수관 건립입니다. 눈으로 즐기는 관광과 아울러 감성으로 느끼는 관광의 한 축을 담당해 모든 이들의 큰 성원에 보답하고 싶습니다.” 라는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웅장하면서도 섬세하고 실개천처럼 꺾이는 정순임 명창의 판소리 마당은 경주땅에 살아 움직이는 소중한 문화재임이 분명하다.

 

 

-황명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