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춘추 - 멋스럽게 사는 일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같은 국제대회 때면 메달을 우리나라에 안겨주는 종목이 있다.
활의 과녁을 쫓아 희비가 엇갈리곤 했던 기억을 우린 누구나 가지고 있다.
양궁 시합에서의 성과는, 중국인으로부터 ‘동쪽의 활 잘 쏘는 민족’이라고 하여 동이족(東夷族)으로 불렸던 우리 민족의 활 솜씨를 잘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명궁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고구려의 동명성왕, 양만춘장군, 백제의 고이왕, 고려의 김경손, 이자성 등의 장군과 조선의 이태조, 그리고 김종서, 이순신 장군 등이 특히 유명한 분들이다.
국궁은 몸만 단련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을 갈고 닦는 데에도 아주 좋은 운동이라고 한다.
한 순간의 주춤거림도 허락하지 않는 집중력으로 나아가는 길. 멀리서 구경하는 사람의 발을 묶어놓기에도 충분히 멋스러운 광경이다.
신종 스포츠 종목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고, 여유 있는 이들은 골프장에서 만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어느 쪽이 좋고 나쁘다 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역사의 맥을 이어가면서 우리 산야와 함께 숨쉬는 스포츠가 있다면 멋 또한 더하지 않을까.
경주에 가면 황성공원을 끼고 호림정 이라는 사정(射亭)이 있다. 그곳이 있어 공원은 향기를 더하고 멋을 찾아 살아가는 이들이 천년의 바람을 흔들어 대기도 하는데, 올림픽 경기에서 금메달을 한 개쯤 놓치더라도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국궁에 대해서 깊이 한번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황명강<시인회의 상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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