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전문 속에 떨어진 가방 회전문 속에 떨어진 가방 최승호 빙글빙글 도는 회전문 속에서, 가방을 놓치고, 회전문 밖으로 나와서 가방을 본다. 이것은 죽음의 한 경험인가. 옷 가방을 떨어뜨린 채, 회전문 밖으로 밀려나오는 알몸이 죽음이라면, 옷 가방 끈을 어깨에 걸친 시절이 삶이었다는 말인가. 회전문 밖에서, 회전문 안에 .. 좋은 詩 모음 2008.01.20
작은 주먹 -정호승시인 작은 주먹 정호승 나에게도 벽을 내리치던 작은 주먹이 있었다 절벽을 내리치며 울던 작은 주먹이 있었다 상처 없는 주먹을 지니지 않고서는 먼 길을 떠날 수 없고 이미 먼 길을 떠난 뒤에는 오히려 상처뿐인 주먹이 힘이 된다고 절벽을 내리치고 꼬꾸라지던 슬픈 주먹이 있었다 물론 허공에 흩날리던 .. 좋은 詩 모음 2008.01.20
꽃 -정호승시인 꽃 정호승 마음 속에 박힌 못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마음 속에 박힌 말뚝을 뽑아 그 자리에 꽃을 심는다. 꽃이 인간의 눈물이랴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꽃이 인간의 꿈이라면 인간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좋은 詩 모음 2008.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