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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화의 대가 이천우선생 / 2004년

선덕여왕연구자 황명강 2008. 1. 20. 18:21

 

한국화의 대가 이천우선생

 

 

 

 

 

 

 



녹음으로 둘러싸인 운동장에는 아이들이 라일락꽃처럼 향기를 뿜어내며 웃음을 흩날리고 있었다. 대구의 경북여자고등학교 교장이자 화가이며 사진작가이신 이천우선생을 만나러 간 날은 마침 개교기념일을 앞두고 교내 체육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하얀 운동복차림의 선생은 40년 세월을 교육계에 몸바치고 정년을 바라보는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맑은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셨다.

 

 


지극히 현실적이면서도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이 사회 안에서, 교육자로 세간의 존경을 받고 있으며 30년이 넘는 사진작가의 경력과 다섯 번째의 개인전을 준비중인 화가 이천우선생. 끝없는 인고의 세월을 딛고 우뚝 서있는 거목처럼 잔잔한 웃음 뒤에 숨겨진 선생의 삶이 치열했음을 읽어낼 수 있었다.

 



이천우선생은 1943년 경주시 천북면 오야리에서 출생. 월성초등학교, 경주중학교, 경주고등학교, 국립부산사범대학,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계명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했다. 1962년 영천에서의 교직생활을 시작으로 대구의 경북여자고등학교 교장에 이르는 현재까지 우리나라 화단에 수많은 제자들을 길러냈으며 행정업무 또한 인정을 받았다.

 

 

 

경주화랑교육원에서 다년간 교육연구사로 근무하였고 경상북도 교육위원회 장학사, 문교부 교육연구장학관실 교육연구사, 대구직할시교육위원회 장학사, 대구직할시교육과학연구원 연수부장, 대구 범물여중교장, 본리중학교 교장, 대구광역시 교육청 학무국장(장학관), 대구광역시 동부교육청 학무국장, 대구광역시 교육 연수원 원장, 대구광역시 서부교육청 교육장(2003년 2월까지)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치며 많은 일들을 이루어내었다.

 


그러나 교육자로서 많은 업적을 남긴 선생의 삶이 호수의 표면이라면 그 호수 안에서 자라나는 물풀이며 물을 생명원으로 하여 살아가는 오묘한 또 하나의 세계가 있었다. 신라미술대전 심사위원이며 대구미술대전 운영, 심사위원, 미술세계대전 심사위원이란 막중한 자리가 아니더라도 이미 한국 화단에서 이천우선생의 <한국화>는 전통과 현대를 적절히 조화시켜 우리의 정서를 건져 올렸다는 점에서 수 차례에 걸쳐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그리기와 만들기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경주중학교에 입학하여 미술반원에 뽑히면서 현실화되었다. 선생의 그림에 자주 등장하는 나무들은 그 당시 반월성이나 계림숲에서 오후의 시간을 그림 그리는 일로 보냈던 영향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교직자로 이 사회에 크게 기여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자신의 세계를 이룩한 이천우선생. 선생의 발자취를 더듬다보니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안타까워했던 순간들이 그림 속에서 얼비치는 붉은 빛깔처럼 언뜻언뜻 드러난다. 하지만 얼마나 행복한 안타까움인지. 늘 좋아하는 세계를 꿈꾸며 그 안에서 살고 계셨으니.

 

 


이천우선생의 화풍은 <한국화>이다. 수묵위주의 전통양식에서 벗어나 채색의 적절한 구사와 현대적인 조형감각, 개성적인 창의력으로 한국회화의 새 지평을 열었다.산과 강 나무들을 즐겨 소재로 끌어들이는 선생의 작품들은 선을 극도로 절제하는 대신 화선지 위에 물감을 번지게 해서 면을 이루게 하고 그 면들의 유동적인 흐름이 형상을 빚게 하는 독특한 방법을 사용한다. 다가오는 6월 2일 대백프라자에서 열리는 다섯 번째 전시회에서 우리는 선생의 아름다운 세계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천우선생은 경주를 수시로 드나든다. 그 이유는 어머니와 다름없는 누님이 계시는 까닭이라고. 또한 제대로 고마움을 표현한 적 없는 최고의 펜이자 후원자인 부인 윤현자씨께도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독립심을 길러주며 키운 오 남매는 모두 훌륭하게 자신의 위치를 자리매김 하고 있는데 장남 승엽씨는 경주대학교에서 건축과 교수로 재직중이고 차남 승진씨는 일본에서 박사학위 취득을 눈앞에 두고 있다. 막내 승훈씨는 해군사관학교를 나와 대위로 근무중 서울대학교 해양학과를 졸업한 노력파이며 장녀 주연씨는 출가하였고 차녀 지은씨는 고려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