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유네스코-11,경주 남산 미륵곡 석불좌상,보리사마애석불,남산동석조감실

경주신문 창간 20주년 특별기획 / 경주의 문화·관광 그 빛과 그림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 ‘남산지구’ 11, 경주 남산 미륵곡 석불좌상, 보리사 마애석불, 경주 남산동 석조감실을 가다. <<경주 남산 미륵곡 석불좌상(보물 제 136호) >> 시내에서 경주국립박물관을 지나 불국사 방향으로 가다보면 우측 통일전으로 접어드는 길이 나온다. 화랑교 건너 만나는 곳이 갯마을인데, 마을을 가로질러 오르면 잘 포장된 보리사 진입로가 나타난다. 신라시대 보리사터로 추정되는 이곳에 닿으면 근래에 세워진 절 ‘보리사’가 길손을 맞는다. 경주 남산 미륵곡 석불좌상은 보리사 경내를 거쳐 대웅전 뒤편 우측에 위엄을 잃지 않고 앉아있다. 신라시대 석불 가운데 가장 완벽하게 보존돼오고 있다는 이 보물은 통일신라시대인 8세기 후반의 작품으로 전체 4.36m, 불상 높이 2.44m이다. 상투 모양의 머리와 둥근 얼굴에서 내비치는 미소는 근엄하기까지 하다. 신라시대 어느 왕자의 얼굴이 저러했을까. 불상의 미소 속으로 난 길을 따라 상상의 날개를 펼친다. 불상은 손 모양에도 의미를 두었고 옷의 주름은 흘러내린다. 특히 화려한 광배가 눈길을 끄는데 당초문과 보상문이, 뒷면에는 약사여래불이 조각돼 있다. ‘경주 남산 미륵곡 석불좌상’ 좌측을 둘러싼 산에는 집더미 같은 바위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산에 놓여있는 평범한 바위일 뿐이지만 이곳에서는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 오랜 세월 동안 이 보물을 지켜왔다는 느낌이 든다. <<보리사 마애석불(지방유형문화재 제 193호)>> 보리사 주차장에서 경내로 진입하기 전에 이정표가 서있고 보리사 마애석불을 만나려면 좌측 대나무 사이 길을 올라야 한다. 한사람 걸어 갈 수 있을 작은 오솔길은 10여m 지나면서부터 가파른 경사로 바뀐다. 직선거리로는 얼마 되지 않지만 급경사 길은 꽤 멀리 느껴지면서 침착함을 요한다. 인적마저 없는 산길을 돌아 부처님 만나러 가는 길, 흐르는 땀이 등을 적실 즈음 저 위에 소나무 틈으로 마애석불이 모습을 드러낸다. 흰 빛의 돌에 새겨진 마애석불이 금방 하늘에서 내려오고 있는 듯한 느낌. 그 감동의 지점에 서면 숨결이 가쁘다. 동쪽을 향한 높이 2m의 바위에 얕은 감실을 파서 0.9m 정도의 마애석불을 새겼고, 뒤편의 바위는 가로 2.5m, 높이 3m, 두께 2m 정도의 크기로 마애불을 내리누르는 듯한데, 온전히 잘 보존되어 왔음이 놀랍다. 직접 산을 올라 만나보지 않고서야 어떻게 느낌을 제대로 알 수 있겠는가. 이 불상을 조성한 장인 역시 온화한 신라인의 미소를 후대에 남기려 했음일까. 마애석불의 얼굴에 넘치는 그윽한 미소가 산을 내려와서도 잊히지 않는다. 조각수법이 거친 이 불상은 통일신라 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곳의 위치가 높다보니 멀리 낭산과 사천왕사·, 망덕사, ·황룡사도 한 눈에 들어왔다. 유네스코가 남산의 곳곳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당연함에 마음은 훨훨 능선을 타고 날아오른다. <<경주 남산동 석조감실(지방문화재자료 제 193호)>> 위의 두 석불이 있는 보리사에서 나와 화랑교육원으로 향한다. 이날 화랑교육원에는 어느 단체 학생들이 수련을 왔는지 함성소리가 요란했다. 주차장에서 본관을 향해 좌측으로 걷다보면 길옆 소나무숲 속에 ‘경주 남산동 석조감실’이 오롯이 서있다. 경주시에서 세워둔 안내판이 없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초라한 감실이다. 자연석으로 이루어진 이 감실은 통일신라시대에 불상을 모셔두었던 곳이라는데, 주인은 사라지고 텅 빈 채이다. 밑받침돌 위에 양 옆면과 뒷면을 높이 세웠고 위에 덮개돌이 얹혀있다. 감실 안에 불상을 받치던 길쭉하고 둥근 대좌가 놓여 있는 이곳은 최초의 인공석굴 형태를 보여주고 있어서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빛과 그림자>> 화랑교 건너 갯마을 앞에서 경주 남산 미륵곡 석불좌상과 보리사 마애석불에 대한 이정표가 없다. 보리사 이정표 또한 마을에 들어서야만 볼 수 있으니 초행의 여행자에겐 미흡하다. 보리사 마애석불을 찾아가는 길은 급경사가 심하며 인적이 뜸하다. 출발지점에 이정표가 있으나 중간에 하나 더 있다면 친절한 경주의 이미지를 남길 수 있겠다. 화랑교육원 내에 있는 ‘경주 남산동 석조감실’은 일부러 찾아 나선이 외에는 잊혀져가는 곳이다. 화랑교육원 입구에 이정표를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황명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