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명강의 취재수첩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사도의 길, 윤위분 선생

선덕여왕연구자 황명강 2008. 5. 16. 10:47

 

 

스스로에게 엄격했던 사도의 길, 윤위분 선생

 



해바라기 어린 줄기를 하룻 동안 지켜보면 아침에는 그 끝이 동쪽을 향해 있다가 저녁엔  서쪽을 향하고 있다. 꽃을 피울 때까지 해바라기 줄기는 날마다 그 움직임을 멈추지 않는다. 줄기를 움직여 잎에 골고루 햇빛을 쪼이게 하는 향일성.

여든 해 이상을 걸어온 발걸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가볍고 포근한 걸음으로, 그분은 오늘도 누군가에게 밝음을 전하러 나선다. 우리 교육사의 산 증인이자 참 스승으로 지역민의 존경을 받고 있는 윤위분 선생. 잔잔하게 가슴으로 전해지는 한 줄기 빛으로 어느 골목 끝에서는 풋감같은 인류애가 여물고 있을 것이다.

1945년 경북여고 교사로 시작된 윤위분 선생 사도의 길은 고령여중고 교장, 화원여고 교장 등을 거쳐 90년 2월 경주여고 교장으로 정년 퇴임시 까지 45년이란 긴 획을 긋는다.

이땅에 수많은 어머니들을 길러 낸 선생의 신념은 오늘에도 변함이 없는데 “여성이 바로 서야 가정이 원만하고 나아가 국가의 뿌리가 튼튼해집니다. 첫째 마음과 몸, 인간관계가 깨끗해야 할 것이며 둘째 정의야말로 인간의 기본 윤리이므로 바르게 살아야 하며 셋째 생존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부지런해야 합니다.”라는 말씀과 “판단의 착오로 일을 그르치는 경우가 많으니 매사를 바르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제자들에게 스스로의 가치를 존중하라는 말도 잊지 않았었지요.”하신다. 선생은 재직 당시 교훈을 통해 이러한 정신을 제자들에게 심어 준 한편, 토요일 오후면 가까운 동료와 한 주일 동안의 과실을 지적하고 반성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겼다고 한다. 

“창랑의 물 맑으면, 내 갓끈을 씻을 것이요. 창랑의 물 흐리면, 내 발을 씻으리로다. 맑으면 갓 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는다고 하니 이것은 물 스스로가 그런 사태를 초래한 것이다.(맹자 이루상편)”을 자주 되살리며 선생 스스로 흐린물이 되지 않으려 끊임없이 노력했음을 엿볼 수 있다. 퇴임 후에는 성공한 사남매의 효도를 받으며 일신의 안일한 삶을 영위할 수도 있었을텐데 시간에 대한 오랜 성실함이 선생으로 하여금 지역사회의 큰 스승으로 거듭나게 한다. 초대 경상북도 교육위원, 경주시 걸스카우트 회장, 경주시여성단체협의회장을 역임했고 방폐장유치 공동대표, 동리목월기념사업회 이사로 활동 중인 윤위분 선생은 오늘도 고향인 경주사랑에 여념이 없다. 단 한번도 교직자로서의 길을 부정해본 적 없는 보람있는 생애였음을, 선생은 변함없는 실천으로 펼쳐보이고 있다.


황명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