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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의 가을 시화전에 붙여
오늘 경주대학교 캠퍼스 가을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시와 수필과 그림을 가지고 지금 그 가을을 읽으려합니다. 왜 이렇게 불타고 있는 가을, 자연의 화려한 만찬을 보이는 데로 그냥 보라고 하지 않고 굳이 읽으라고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가을이 마지막까지 감추고 있을지도 모를 어떤 비밀을 찾아서 읽어보라는 말인가요? 개멀구, 산마늘, 들국화, 엉겅퀴, 산팽이, 초롱꽃, 용담초, 달개비 등 떼지어 피어있는 수많은 가을꽃들 중 어느 하나도 하릴없이 피어 있는 꽃, 그냥 피어있는 꽃은 없습니다. 저 들꽃들은 자신처럼 특별한 꽃은 이 세상에 하나뿐일 거라고 힘주어 말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다가와 있는 이 가을도 지난해 가을처럼 우리가 한 여름더위에 지쳐있을 때쯤 해서 슬그머니 다가 온 것일까요? 시간과 계절은 태초부터 그곳에 그대로 있었을 뿐, 아무 곳으로도 오고 간적이 없습니다. 시간은 우리처럼 나이를 먹지 않습니다. 시간 속에 갇혀 살고 있는 우리 인간이 나고 죽기를 반복해가며 어디론가 끊임없이 흘러가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는 선사시대 이전부터 이미 밝혀진 이 명백한 역사적 증거를 인멸하기 위해 부질없는 음모를 오늘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 아름다운 자리를 지켜보기 위해 밀려오는 겨울잠을 눈 비비며 참아온 교정의 두꺼비들과 함께, 지난 계절 내내 꽃을 피우기 위해 용써온 이름모를 꽃들과 함께, 그리고 긴 겨울동안 산을 지켜줄 저 소나무와 함께 가을을 읽어봅시다. 짧게는 시로, 조금은 길게 수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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