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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신문 운영자문위원회(위원장 이동협)가 주관한 ‘경주대학교 최양식 총장 초청 간담회’가 지난 8일 오후 6시 경주대 캠퍼스 본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경주대 최양식 총장은 “진정한 리더란 각자의 내면에 잠들어있는 거인을 깨워주는 사람” 이라며 “올해 개교 20주년을 맞는 경주대는 힘찬 도약으로 새로운 천년경주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희망적 의지를 밝혔다.
김헌덕 발행인은 “경주대가 지역사회와 더불어 많은 역할을 수행할 중요한 시점에 와 있으며 총장님의 신념이 동반한다면 기대를 해도 좋겠다”며 “최 총장이 경주출신인 만큼 경주대 전반에 대해 또는 지역에 대해 바라는 사항을 편하게 질문하고 의견을 교환해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주문했다.
운영자문위원회 이동협 위원장은 “경주대가 지역 대학으로서의 역할과 순기능을 할 수 있게 지방 중심 언론인 경주신문사가 협조하고, 경주대가 이를 받아들여 긴밀한 관계를 가진다면 오늘 이 자리가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국가를 위해 큰일을 해 오신 총장님이 이제부터는 학교와 경주사회 발전에 큰 역할을 하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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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조연설>
공직생활 30년을 하면서 고향에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는데 경주대학교에서 근무하게 된 것을 행운으로 생각한다. 어떤 자리든 어떤 일이든 피하려고 한 적이 없다. 오늘 주어진 자리도 마찬가지다. 능력이 부족해도 최선을 다해 이 길을 갈 수밖에 없으며 지금까지의 길에서처럼 목표를 향해서라면 흔들림이 없을 것이다.
경주대는 올해로 개교 20주년을 맞았고 이미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내·외적으로 발전해가는 실체를 점차적으로 보여줄 생각이다. 경주대 총장자리는 혼자서 누리는 자리가 아니다 유능하신 교수진과 열성적인 직원들, 미래의 꿈을 가진 젊은이들과 함께 그 꿈을 만들어가는 자리이다.
고향에서 귀하게 부여된 기회를 성공으로 가져가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지도편달이 필요하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서동기 편집자문위원=경주대 총장으로서 실현하고 싶은 포부를 듣고 싶다. 그리고 저서 ‘서양고지도를 통해 본 한국’에 관해서인데 항간의 소문처럼 독도문제와 연관이 있는지 궁금하다.
▶최양식 총장=교육행정에 대해 전문적인 연구를 했다든지 깊은 경험이 있어 총장으로 취임한 것은 아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왔지만 열심히 하면 제대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인간세상 어디에서나 열정과 진실이 있다면 무슨 일이든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 이것은 공직생활 필생의 신념이었다.
우리 대학이 주변 다른 대학들에 비하면 연륜이 짧지만 지나간 20년의 토대 위에 새로운 도전의 20년을 얹어 지역 최고의 대학으로 발전시키고 싶다. 신라는 천년 전 세계 문명국가들과 교류하며 번성했던 천년 왕국이다. 우리의 모든 행위가 천년 전 조상들로부터 이어진 연장선상에 있다고 본다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고 여겨진다. 신라천년, 그리고 신라를 그리워한 천년, 이제 열리고 있는 세 번째 천년의 열쇠는 경주대가 열어보자는 각오가 돼있다.
저서‘서양고지도를 통해 본 한국’은 주영대사관 참사관 시절에 대영박물관 수장고와 캠브리지 대학 중앙도서관을 뒤져 서양 사람들이 그린 옛 지도를 마이크로필름에 복사해 온 일이 있다. 어렵고 힘든 일이었지만 당시에 가져온 기록들을 국가기록원에 보관 중이었는데 처음엔 한글로 출간됐고 얼마 전에 영문으로도 출간됐다.
2000년 모 일간지에서 1면 톱으로 보도된 이 자료는 1600년, 1700년, 1800년 중반까지 동해를 한국해로 표기한 지도들이다. 독도의 영유권이 당연히 한국에 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단서이며 북만주 일대의 지역을 자세히 표기한 지도여서 훗날 중국, 러시아와 국경분쟁에 있어서도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나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 국익에 도움이 된 것이 기쁘다.
▷최성훈 운영자문위원=추진하는 사업 중에 경주대와 지역사회의 연관성에 대해 듣고 싶다. 구체적인 예를 부탁한다.
▶최 총장=지역사회에 있는 많은 대학들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와서 대학은 종전보다 사회에서의 입지가 더 큰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사회가 필요로 하는 지식공급은 물론이고 새로운 질서를 창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대학과 사회가 새로운 가치창조를 위해 상호협력 체제를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시기에 경주대학교의 위치도 마찬가지다. 각 부처 차관에게 경주대학교의 유능한 교수를 정책위원으로 위촉해달라는 서신을 보내 많은 교수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주요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 외 자원봉사와 시민운동에 적극 참여 중인 교수가 상당수이다. 그리고 우리 사회교육원은 현재 600여명의 시민들이 새로운 교육의 장을 찾아 공부하고 있다. 앞으로 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생각이며 특히 여성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할 예정이다.
▷김용범 편집자문위원회 간사=경주대 총장의 위치가 아닌 경주사람으로서 고향에 돌아와서 느낀 경주사회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또 총장 퇴임 후에도 경주에 머무르실 건지? 새로운 열쇠만 만들어 놓고 떠나시는 것은 아닌지?
▶최 총장=총장이 되기 전에 경주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주사람이 안되고는 진정한 애정이 어렵다. 고향 밖에 있을 때에도 꿈을 꾸면 늘 경주 꿈이었다. 경주에서의 생활은 지난 추억과 친구들을 언제든지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진정한 경주인이 되려면 경주 밖의 세계에서 경주를 바라보는 눈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경주 안에서 경주 밖을 뚫어보는 안목도 필요하다. 그리고 경주에 살기 위해서 마당 있는 집을 구하는 중이다. 그 이전에도 이후에도 나는 경주인이다. 또한 새롭게 만들어가는 열쇠는 누구나 노력하면 열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박귀룡 편집자문위원=지역민에게 사랑받는 대학이었으면 좋겠다. 사랑 받으려면 역할을 맡아주고 기여도를 높여야 한다. 시민단체 활동, 복지문제 등의 연구에 교수님들의 동참과 학생들의 참여가 있었으면 한다. 경주시민이 경주대학교를 우리학교라고 여긴다면 그것이 지역 최고의 대학이 된다는 의미이다.
▶최 총장=이 문제를 위원님들께서 여러 차례 지적하는 걸로 봐서 관심부족을 일깨워주는 걸로 알겠다. 사실 우리대학이 경주사회의 방향타 역할과 봉사적 기능을 함께 수행했어야 했다. 봉사를 함에 있어서 가장 큰 수혜자는 봉사하는 그 자신이다. 봉사로 인해 행복을 느끼게 되 고 살아감의 이유를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지역에서의 지식공급과 아울러 시민들의 실생활에 동참하는 일들을 찾아보겠다. 취임한지 6개월이 흘렀다. 현실을 파악하고 기본 그림을 그리는데 시간이 필요했으며 내적으로는 변모를 거듭하고 있다. 지역과 열정적인 관계를 못 맺은 것은 경주대학교 자체의 문제도 포함돼있다. 이것은 시민의 소리라 생각하며 경주시민과 학생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경주대학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
▷이정희 운영자문위원=글로벌시대를 맞은 대학들의 변화가 눈에 띄는 시대다. 경주대학교에서는 어떤 특별한 계획을 구상하고 있는가?
▶최 총장=교육시장이 점점 세계화 되어 미국의 유명 대학들이 최고경영자과정과 학부까지 들여와 운영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글로벌화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대학이 외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는 이야기다. 경주대학교에도 2010년에는 중국의 대학생 100명이 와서 공부하게 된다. 이미 기숙사와 교수진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 미국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이 우리에게는 있다. 전쟁의 폐허에서 이룬 경제성장과 IMF, 그리고 그 실패에서 벗어난 내용들까지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국인들이 매우 많다. 이에 경주대학교는 중국의 대학에 대학원을 개설하려고 한다. 이번에 대구 경북지역 외국진출 실무대학으로 동양대와 경주대가 뽑혔고 우리 대학의 박제관 교수께서 실무위원으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김종만 운영자문위원=경주대학교 설립자께서 현재 어떤 상황인지 경주사람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 어려운 때에 중책을 맡으셨고 부임 후 학교가 좋은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소문은 매우 반갑다. 총장님께서는 지역대학이 안고가야 할 여러 난제들을 해결할 해법이 있는가?
▶최 총장=한국의 모든 대학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우리 경주대학교의 위기를 체감한다. 출산율이 떨어져 입학생이 줄어드는 것이 첫째 원인이다. 현재 경주대학교의 입학생 위기는 극복되고 있다. 수시 1차 모집에서 정원의 50%가 확보되었다. 총장이 직접 서울에 올라가 현제까지의 지인들을 통해 장학금을 확보하고 있다.
장학금을 내놓는 고마운 분들에게 이 기회를 통해 감사드린다. 학생 없으면 대학은 존재할 수 없다. 둘러보면 우리 학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기숙사와 강의실 환경 등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노동부와 협력해 취업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능력개발에 도움이 되는 향상프로그램 가동, 필요하다면 총장이 직접 강의에 나설 것이다.
위기는 기회를 숨겨두고 있다. 위기를 과감하게 조절하고 기회로 반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틀에 박힌 학부 편성에서 벗어난 과감한 변혁을 생각하고 있다. 관광대, 복지대, 산업기술대, 스포츠 과학대, 관광외국예대 등의 큰 틀을 구상하고 있다.
기업형 대학이라면 어떠할까. 한약재 개발학과에서 경주대학교의 브랜드로 믿을 수 있는 약재를 개발하고 소나무가 많은 우리대학에서 솔잎비누나 솔잎치약의 개발도 가능하다고 본다. 재정기반을 튼튼히 해서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고 싶다. 머잖아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하는 학교가 될 것이다.
▷정병태 운영자문위원회 사무차장=‘경주대학교 간호대학 개설 확정’이란 현수막을 본 적이 있다. 시대적 상황과 지역 특성에 포커스를 둔 신설학과의 개설 및 변화되는 부분들이 있는가?
▶최 총장=노인복지학과를 신설했다. 은퇴 후 노인들이 살기에 가장 적당한 곳이 경주라 여겨져 준비했고 그 다음이 간호학과였다. 간호학과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의 인가가 필요하다. 착실한 자료준비와 집중적인 설득으로 대구 경북지역에 70명 배정된 신입생 인원 중 경주대학교가 40명을 배정받았다.
2년 후 약학과를 개설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욕심 같아서는 의학대학까지 개설하고 싶다. 그 외에 2010년에는 경주지역에서 수요를 필요로 하는 골프학과와 심리치료학과 개설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경주대학교는 삶의 질이 향상되어가는 미래사회에 맞춰, 관광전문대학에서 사회복지, 보건의료에까지 확장돼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것이다.
▷김외준 운영자문위원회 사무국장=백석대학교 기독교전문대학원에서 명예교육학박사학위 받으신 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총장님 재임 동안 꼭 이루고 싶으신 일과 개인적으로 소망하시는 일이 있는가?
▶최 총장=박사만 해도 명예로운데 명예박사라니 과분하고 감사했다. 공직 생활 중에 했던 작은 일들을 크게 평가하고 경주대학교에서 앞으로 잘하라는 격려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겠다. 나는 우리 학생들에게 꿈을 가지라고 말한다.
모든 꿈을 다 이룰 수는 없어도 꾸지 않은 꿈을 이룰 수가 없다.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려는 것이 꿈이다. 총장 되는 것이 꿈 아니라 총장이 되어 가치 있는 일을 하려는 것이 꿈이다.
반드시 꿈을 이루겠다. 우리 유능한 교수진과 열성을 다해 일하는 직원 모두와 함께 반드시 모든 면에서 우뚝 서는 경주대학교를 만들어 갈 것이다. 지도자는 무엇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아니라 각각의 마음속에 있는 거인을 깨워주는 사람이라 생각한다. 누구든 알라딘의 램프를 가지고 있으나 스스로 그것을 감지 못할 따름이다.
경주대학교에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 변화는 내가 가져온 것이 아니고 그 속에서 자라고 있던 씨앗이 때가 되어 발아한 것이다. 내년 이맘때 쯤 더욱 변화된 경주대학교를 보여드리는 것이 나의 소망이다.
▷이성주 편집국장=대학의 목적은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디딤돌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본다. 그동안 경주대학교의 운영은 특색을 찾아볼 수 없는 매우 보편적이었다. 그래서 색깔 없는 운영으로 비쳐지기도 했다. 역사도시 경주에 있는 대학으로서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색깔이 필요하다.
▶최 총장=항상 맘에 담아둬야 할 말씀 같다. 그렇게 하겠다. 경주신문에 한 말씀 드린다. 너무 감사하다. 지금까지 경주대학교에 베풀어주신 편파적인 애정은 계속 보내주실 것을 당부 드리며 때로는 특별한 무관심도 부탁드린다.
정리=황명강 기자 사진=최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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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식 총장 약력
1952년 경주 출생. 계림초등학교, 경주중학교, 대구고등학교, 중앙대학교 행정학과 졸업. ·영국 리버풀대 대학원 행정학과 석사, 영국 엑스터대 행정학 박사. ·행정고시 20회. 주 영국대사관 참사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사무국장. ·행자부 의정관, 인사국장. 기획관리실장, 행정개혁본부장, 정부혁신본부장. ·행자부 제1차관(2006년 8월~2008년 2월). ·대통령 표창(1983년), 홍조근정훈장(2002년) ·저서 - ‘영국을 바꾼 정부개혁’, ‘세계의 새천년 비전’,
번역서 ‘푸른 눈의 여인이 그린 한국의 들꽃과 전설’
공저 '서양 고지도를 통해본 한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