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모음

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시인

선덕여왕연구자 황명강 2008. 1. 20. 09:05



  누가  울고  간다

 

 

  문태준

 


  밤 새 잘그랑거리다

  눈이 그쳤다.


  나는 외따롭고

  생각은 머츰하다


  넝쿨에

  작은 새

  가슴이 붉은  새

  와서 운다

  와서 울고 간다


  이름도 못불러 본 사이

  울고

  갈 것은 무엇인가


  울음은

  빛처럼

  문풍지로 들어온

  겨울빛처럼

  여리고 여려


  누가

  내 귀에서

  그 소릴 꺼내 펴나


  저렇게

  울고

  떠난 사람이 있었다


  가슴속으로

  붉게

  번지고 스며

  이제는

  누구도 끄집어 낼 수 없는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