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손진은
부챗살모양 잎을 늘어뜨린 채
큰 나무가 그늘 드리울 때
작고 앙증한 줄기 끝에 여린 잎들이며 꽃을 매단
어린것들 날아오르려 퍼득거린다
솟아오르고 누르려는 두 힘이 숲을 설레게 한다
이 두근거리는 몸짓들 사이로 스며들어
그 속에서 자라는 죽음이며 상처까지를 어루만지는 햇살
전율하는 숲이 반쯤은 솟아오르고
반쯤은 스스로를 억누를 때
열려진 사물들 속에서
잎파랑처럼 알 수 없는 느낌으로 떠는 모든 육체들
그 힘으로 구름은 하늘에 천천히 흐르고
그 힘으로 가볍게 떠 있는 공중의 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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